2021/성찰
‘교사’가 아닌 ‘선생님’이라는 호칭
행복한 이루미
2021. 4. 7. 14:57

호칭은 사람에 대한 정보를 담는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시간차가 있을 때 개인의 신변이나 사회적 지위가 변동되었을 때, 간단히 말해 현재의 내가 과거와 달라졌을 때 과거의 호칭은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예를 들어 나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 - 내가 정말로 일생을 가지고 지속하고 싶은, 지금도 계속 꿈을 꾸는 - 은 나와 함께 야자 감독을 하던 동료 선생님들과 담배 연기 아래 하늘을 수놓았던 별들과 도시의 화려한 조명, 어려운 문제에 대한 지적 갈증을 해소했을 때 평소에 보지 못했던 학생의 진심어린 기쁨의 표정, 고민으로 눈물을 뚝뚝 흘렸던 우락부락한 학생의 모습, 그리고 같이 일했던 동료 선생님들과 헤어질 때 펑펑 울었던 그날의 끈적하며 차가운 공기가 떠오르게 한다.
내가 갖고 있었지만, 지금 현재는 가질 수 없는 과거의 인간 관계에서만 불릴 수 있는 호칭.
‘선생님!’
때때로 나에게 강렬한 불씨를 주기도 하지만,
지금은 자꾸만 멀어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까움만 커져 가기도 한다.
타인보다 개인 아니 정확히 말하면 상호 존중이라는 이름으로 위장된 ‘개인의 이기’
돈을 버는 수단으로써 직업적 지위’만’을 미덕으로 여기는 시대에
나의 이러한 소명 의식에 얽매이는 것은 맥도날드 커피보다 저렴하고 무가치하다고 평가 받지만,
그럼에도 난 ‘교사’보단 ‘선생님’이 되고 싶다.